천연가스 가격 급등락에…ETN 투자자 울고 웃고

입력 2024-01-23 08:36   수정 2024-01-23 08:37


천연가스 상장지수증권(ETN) 투자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관련 상품들의 가격이 출렁이면서다. 미국에 기록적인 한파가 찾아오며 천연가스 선물 시세는 30% 급등했지만 일주일 만에 제자리를 찾았다. 전문가들은 천연가스 가격은 불확실성이 커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N 가운데 최근 일주일(16~22일)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대신 S&P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이다. 일주일 새 가격이 37.69% 급등했다. 이 상품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선물의 가격을 역방향으로 두 배 추종하는 이른바 '곱버스(2배 인버스)' ETN이다. 이 기간 수익률 상위 2~8위도 이와 유사한 천연가스 곱버스 상품이었다. 개인 투자자는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C'를 230억원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하는 모습이었다.

반대로 수익률 하위권엔 천연가스 선물 가격 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들이 자리했다. '메리츠 블룸버그 2X 천연가스선물 ETN(H) B', '하나 블룸버그 2X 천연가스선물 ETN(H) B', 'QV 블룸버그 2X 천연가스선물 ETN(H)' 등은 일주일 사이 28% 이상 하락했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는 인버스와 달리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C'를 105억원 순매수했다.

국제 천연가스 선물 시세가 급락하며 수익률이 양극으로 갈렸다. 22일(현지시간) 기준 NYMEX의 천연가스 선물(2월물)은 MMbtu(가스 열량 단위) 당 2.42달러에 마감했다. 5거래일 사이 26.9% 급락한 셈이다.

연초만 해도 천연가스 시세는 급등세를 보였다. 미국과 유럽 등 북반구 주요 지역에 겨울 폭풍이 휘몰아치면서 기록적 혹한이 찾아온 탓이다. 천연가스 가격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전력 생산과 난방용으로 주로 사용돼 기온이 낮아지면 수요가 늘어나고, 재고가 줄어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난방 수요가 집중되는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수요가 강하다.

기상 예보가 급변하며 천연가스 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 예보와 달리 비교적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며 난방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잃었다"며 "천연가스 재고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아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날씨가 더 추워지지 않으면 천연가스 시세는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도 당분간 천연가스 가격이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변수는 역시 날씨다. 이 증권사는 5월까지 엘니뇨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엘니뇨는 북미와 북반구 지역의 기온을 높인다. 기온이 높아지면 난방 수요가 줄고, 천연가스 가격도 하락할 수 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평년보다 덜 추우면 난방 수요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엘니뇨가 후퇴하기 전까진 천연가스 가격 상단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작다고 해서 인버스, 곱버스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며 "천연가스 가격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반기로 갈수록 천연가스의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라니냐 때문이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북미 지역은 건조해지고, 겨울철 강추위에 노출된다. 강추위가 찾아오면 천연가스 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7~9월에 라니냐 발생 가능성이 44%라고 봤다. 6~8월 라니냐 발생 가능성은 32%로 종전 전망치에 비해 17%포인트 높아졌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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